‘훔친 오토바이 시동 켜지 않고 이동, 도로교통법 위반 아냐’ 판결 눈길

2018-07-06       유희근 기자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지난 2017년 10월 3일 새벽 4시 경 청주시 모처. 

A씨는 길 가에 주차된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나다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있었고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법원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또는 무면허운전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왜 이 같은 판단을 내렸을까.

사건을 맡은 청주지방법원 (이지형 판사)은 A씨가 범행 당시 오토바이 시동을 켜지 않고 이동한 점을 참작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또는 무면허운전 위반이 성립되려면 먼저 ‘운전’이라는 적극적인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A씨가 한 행위를 ‘운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범행 당시 A씨가 훔친 오토바이는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을 걸 수 없는 상태였다.

또한 사건 현장 주변이 내리막길이어서 A씨가 오토바이에 앉아만 있어도 기어를 중립으로 바꾸면 내려올 수 있었던 점도 고려됐다.

A씨의 이 같은 ‘오토바이 탈주 행각’은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던 배달대행업체에서 내리막길로 불과 40~50m 떨어진 곳에서 A씨의 수상한 모습을 목격한 주변 사람에 의해 저지됐다.

법원은 자동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단지 엔진을 시동시켰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른바 발진조작의 완료를 요하는데 A씨가 오토바이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며 엔진을 시동시키고 발진조작을 완료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또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검찰이 A씨에 대해 적용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무면허운전)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