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 선거 이모저모

2018-08-14       유희근 기자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조합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일선 현장에서 택시기사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잘 수렴해서 정부와 시에 똑바로 건의해주길 바라는 거지 특별한 건 없습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제18대 이사장 재선거가 실시된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위치한 조합 중앙지부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70대 개인택시 기사 신 씨에게 조합과 새로 선출될 이사장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지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신 씨는 “선거 때마다 항상 분란이 생겨 정상적으로 4년마다 선거를 치르지 못해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도 택시요금 인상 문제 등 시급한 사안이 많아 "더 이상 조합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례 없는 폭염의 기세가 여전히 이어진 이 날, 전체 18개 투표소 중 한 곳인 이곳 중앙지부 사무실 건물 앞에는 택시 차량 수 대가 몰렸다. 지부 소속 택시기사들이 오전 영업 중 틈을 내 2015년 이후 근 3년 만에 다시 실시되는 조합 이사장 선거 투표를 위해 자신의 차량을 몰고 온 것이다.

조합 중앙지부 사무실 앞에 주차된 개인택시 차량 모습

투표소를 방문한 택시기사들은 신분증과 선거인명부를 대조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서 투표한 후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것으로 모든 투표 절차를 마쳤다. 서울 동대문구와 중구를 담당하는 중앙지부의 이날 선거인명부상 선거 유권자 수는 모두 1839명, 오전 11시까지 선거를 마친 인원은 240여 명이었다.

투표소에는 선거 후보자들이 지정한 참관인 4명과 각 지부에서 추천한 선관위원 3명이 앉아 투표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투표를 끝낸 택시기사들은 운행을 위해 바로 떠나지 않고 사무실 건물 앞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에게 다가가 투표한 소감을 묻자, 다소 부정적인 답변들이 돌아왔다. 한 택시기사는 “어쨌든 투표하라고 해서 와서 했지만 내켜서 하는 사람이 이 중 몇이냐 되겠냐”고 반문하며, “이번 선거에 대해 별다른 기대감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택시기사는 “이번에는 정말 5만 조합원의 공동 이익을 위해 열심히 뛰는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 성동구와 광진구를 담당하는 동부지부 사무실에도 이날 개인택시 기사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동부지부 유권자 수는 총 2348명으로 이 중 최고령 조합원은 90세(1929년생)다.

선거 관계자에게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 것 같냐고 묻자, 그는 “보통 때는 70% 정도 나오는데 이번에는 휴가 기간이 겹친 데다 대의원과 지부장 선거가 없는 이사장 단독 재선거여서 다른 때보다는 조금 낮게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35.3%(전체선거인수 4만9220명, 투표자수 1만 7382명)으로 매우 저조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에게 현재 가장 시급한 서울택시 현안을 꼽아 달라고 하자 그는 주저 없이 요금 인상 문제와 내년 시행 예정인 자격유지검사제도를 꼽았다.

그는 “항상 서울이 전국에서 택시 요금 인상을 선도해 왔는데 올 초 부산이 먼저 올려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고 쓴웃음을 보였다. 이어 그는 “서울은 올가을 쯤 올릴 예정이라는 데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는 게 없어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자격유지검사 제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격유지검사 제도는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1년마다 운전에 필요한 신체 기능을 검사하는 제도다.

그는 “(자격유지검사 제도가)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모르겠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나이 든 사람들은 (자격유지검사제도 시행으로) 점차 더 많이 일을 못하게 될 텐데 앞으로 택시업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투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등록무효처리가 된 후보자에 대한 사표방지처리가 미흡하다며 이를 항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동부지부 사무실에서 투표를 마친 한 택시기사는 “등록무효가 된 후보자를 투표용지에서 이름을 빼든지 빨간 줄이라도 그어 사표가 나오지 않도록 확실히 했어야 했는데 이러한 조치들이 미흡하다”며 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1일, 조합 선거관리위원회는 허위사실 공표 및 비방 금지 위반을 이유로 기호 6번 국철희 후보의 등록을 무효 처리했다.

이에 대해 선거 관계자는 “무효 결정이 난 11일 조합원 핸드폰으로 문자 안내를 했고, 투표소 곳곳에도 해당 공고문을 붙여 놨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