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이 렌터카 빌렸다 난 사고 '업체 과실 절반' 법원 판결

2018-08-17       박종욱 기자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나이를 속이고 렌터카를 빌려 사고를 낸 미성년자에게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절반만 묻고, 나머지 책임은 나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차를 빌려준 업체로 돌렸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민사13단독 고상교 판사는 경기도의 A렌터카 업체가 중학교 2학년인 B(14·여)양과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사고를 낸 B양의 책임을 50%로 제한, 688만 원을 A업체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B양은 지난해 9월30일 당시 만 21세인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A업체에서 LF쏘나타 차량을 빌렸다.

B양은 다음날 이 차를 운전하다가 충남 보령의 한 도로 커브 길에서 운전미숙으로 장애물을 충격, 차가 크게 파손되는 사고를 냈다.

이에 A업체는 사고를 처리한 뒤 차량 수리비, 견인비, 동급차량의 렌트료 등으로 B양과 부모에게 1730만원을 청구하는 사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B양 측의 책임을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고 판사는 "원고는 피고 B양이 화장을 하고 나타나 피고가 제시한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 사진과 피고를 같은 사람으로 인식했다고 주장하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둘은 다른 사람으로 보인다"며 "원고가 피고의 운전자격 확인의무를 소홀히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호기심 많고 무모한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바 유사 사건의 재발방지 등을 위해 확인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에게 그 민사적 책임을 분담시킬 필요성이 크다고 보여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며 "피고는 법원이 판단한 원고의 손해액인 1376만원의 절반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법원 관계자는 "다른 민사 손해배상 사건과 달리 원고인 렌터카 업체의 과실비율을 높게 인정해 무모한 미성년자 운전 방지를 위한 업체의 운전자격 확인의무의 중요성을 강조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