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BMW, 부실자료 제출”

2018-08-21       이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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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BMW코리아가 잇단 차량 화재와 관련한 정부기관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제출이 의무화된 뒤에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출된 자료는 부실하기까지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BMW 자동차 화재 조사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공단은 BMW ‘520d’ 차량 화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자 지난 6월 25일 관련 기술 자료를 BMW코리아 측에 요청했다. 회신이 없자 공단은 다시 지난달 5일 같은 자료 제출을 재요청했다. 당시 공단은 BMW코리아로부터 ‘독일 본사와 원인 규명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공단은 지난달 12일 국토부에 ‘상반기에 조사한 화재사고 20건 중 9건이 BMW 520d에서 발생해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국토부가 지난달 16일 공단에 제작결함 조사를 지시했고, 사흘 뒤인 7월 19일 공단이 다시 BMW코리아 측에 리콜 관련 기술 자료를 공식 요청했다. 현행법상 국토부가 리콜 조사를 지시하기 전에는 공단의 자료제출 요구는 의무가 아니다. BMW코리아가 의무 사항이 아닌 시기에 공단의 자료제출 요청을 두 차례나 거절한 셈이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19일 공단이 요청한 자료를 의무 기한인 이달 3일에 맞춰 제출했다. 그러나 제출된 자료는 공단이 요구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공단은 2000㏄급 엔진 2대에 적용된 차량 화재 발생 관련 도면과 설계변경 내역 등을 요구했지만, BMW코리아는 전체 자료가 아닌 일부 자료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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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관계자는 “공단과 BMW코리아는 자동차 관련 업무협조를 오랜 시간 하고 있어 공단이 요구한 것이 어떤 수준인지 잘 알 텐데도, 이에 미달하는 자료를 제출해 다시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추가 요구된 자료는 BMW 자체 결함원인 TF 보고서, 차종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맵(소프트웨어), 설계변경 및 해당 엔진 리콜 관련 자료 등이다. 제출 시한은 오는 22일까지다. 제출에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

공단 측은 조직 연구역량을 총동원해 연말까지 BMW 화재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BMW코리아 보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화재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이미 ‘520d’ 중고차량 3대를 구입해 본격적인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공단은 EGR 결함 확인과 함께 EGR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조사, 미세먼지저감장치(DPF) 등 후처리시스템 간 화재 상관성 조사, 흡기다기관 온도 확인 등을 병행하기로 했다. 조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학계, 화재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 전반에 참여시키고 BMW 소비자피해모임 등에게서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연말까지 EGR 결함 및 다른 화재 원인 의혹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결함 은폐로 판단될 경우 국토부에 즉시 보고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