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에 손해율 90%로 올라갔다 '연말께 자동차보험료 인상'

2018-09-11       박종욱 기자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최악의 폭염에 기습 폭우가 겹쳐 자동차보험의 여름철 손해율이 급등했다. 이를 반영해 올해 말께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 기준)은 지난달 90% 안팎으로 치솟았다. 손해율은 손해액을 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진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손해율이 올해 6월 80.6%에서 7월 85.3%로 올랐고, 8월에는 89.2%로 90%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손해율(78.0%, 80.4%, 79.4%)과 비교하면 8월 손해율은 10%포인트가량 높다.

다른 '빅4' 손보사들도 다르지 않다. DB손해보험은 6월 79.2%에서 7월 85.4%, 8월 86.3%로 상승했다. KB손해보험 역시 같은 기간 74.3%, 80.3%, 82.0%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현대해상은 80.4%에서 87.7%로 올랐다가 87.1%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90%에 가까운 높은 수준이다.

중소형 손보사의 경우 사정이 더 심각하다. 대부분 손해율이 90%를 넘었으며, 몇몇 손보사는 100% 넘는 손해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100% 넘는 손해율은 해당 월의 경우 보험료를 받아도 손해액을 다 충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한화손해보험은 6월 83.4%, 7월 90.6%, 8월 91.8%로 손해율이 상승했다. MG손해보험은 6월 98.3%에서 7월 104.3%까지 올랐다가 8월 94.6%로 다소 하락했다. 흥국화재도 6월 95.0%에서 7월 102.7%로 치솟았다. 8월 손해율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이밖에 롯데손해보험(86.7%, 97.8%, 94.3%), 메리츠화재(76.1%, 84.2%, 83.4%) 등 다른 중소형 손보사들도 90% 안팎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어느 손보사도 예외 없이 2016년이나 2017년의 여름철 손해율을 훌쩍 웃돌았다. 기상 관측 111년 만의 '최악 폭염(extreme heat)'으로 자동차 사고가 늘어난 게 가장 직접적 원인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삼성화재 가입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폭염에서 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달 하순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솔릭'은 우려만큼 큰 피해를 남기지 않았지만, 이어 기습적인 폭우가 강타하면서 침수 사고 접수도 적지 않았다.

폭염과 폭우 탓에 올해 1분기 82.6%에서 2분기 80.7%로 다소 안정된 손해율은 3분기에 급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9월 손해율이 다소 낮아져도 분기 기준 80% 중후반대가 유력하다. 1∼3분기 연속 적정 손해율(77∼78%)을 웃돌게 된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의존도가 높은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금융당국에 '보험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도 높게 전달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 사장은 지난 7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조찬간담회에서 "가격(보험료) 책정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정비수가 인상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보의 손해율은 6월 78.8%에서 7월 90.6%로 급등했다.

정비수가 인상에 따른 손보사와 정비업체의 재계약은 10월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1000개 이상 업체와의 수가 협상이 마무리돼야 보험료에 반영할 요율 검증이 가능한데, 현재 약 500개 업체와 협상이 체결된 상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계약 체결이 예상보다는 더디지만, 정비수가 협상과 요율 검증을 거쳐 이르면 올해 말에는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격 책정은 시장 자율이라는 원칙을 보이면서도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는 자동차보험료만큼은 가파른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하반기 중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고 최근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인하 요인도 있다"며 "실제 보험료 인상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