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주재료값 하락폭 커도 소비자 가격은 ‘거기서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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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주재료값 하락폭 커도 소비자 가격은 ‘거기서 거기’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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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합성고무 5년간 하락세...가격 인하는 ‘요식행위’

완성차, 원재료가 인하시 공급가 재협상 요구와 ‘대비’

3사 실적개선에도 조정 없어, 소비자 구매경향도 한몫

최근 타이어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국내 타이어 3사의 가격은 소폭 내리는데 그쳐 소비자가격에 원재료 하락폭을 좀 더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3사가 인터넷 판매 가격을 통제하려고 한 정황 때문에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3사의 가격 결정 과정에 의혹의 눈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금호․넥센타이어 3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어 원재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천연·합성고무 가격이 최근 5년간 하락세다. 한국타이어는 2015년 천연·합성고무를 각각 1t당 180만원, 220만원에 구매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0%, 17.2% 하락한 값이다. 반면 2015년 타이어 가격은 개당 6만7282원으로 전년 6만8972원에서 2.5% 내리는 데 그쳤다.

금호타이어도 2015년 천연·합성고무 가격이 각각 1t당 182만원과 223만원으로 전년 대비 17.6%, 11.3% 떨어졌다. 이에 반해 타이어 가격은 2014년 6만5535원에서 2015년 6만2205원으로 5.1% 인하했다. 넥센은 2015년 천연·합성고무를 각각 1t당 176만원, 232만원에 사들였다. 전년 대비 각각 20.7%, 17.5% 줄었다. 타이어 가격은 2014년 5만1726원에서 2015년 5만1257원으로 0.9% 하락했다.

이는 고무가격이 급등했던 2011년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한국타이어의 2015년 천연·합성고무 가격은 2011년 대비 각각 66.6%, 45.6% 떨어졌지만, 타이어 가격은 10.2% 하락했다. 금호와 넥센도 비슷한 추세다.

일각에선 타이어 3사가 국내 시장 점유율의 90%를 가져가는 과점구도 때문에 원재료 인하 폭을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업체들의 최근 실적을 고려하면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전혀 포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과 넥센은 올해 상반기 각각 16.7%와 13.4%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

타이어 업체가 가격 인하에 소극적인 데는 소비자들의 구매 경향이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별 소비자들은 타이어를 자주 구매하지 않는데다 타이어를 교체할 때 원해 장착했던 브랜드나 정비업체 추천 브랜드를 구매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는 구매력이 있는 완성차 업체가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면 공급가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타이어 업체들은 “타이어 가격에는 원재료 가격 외에 제품 구성과 환율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또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판매가격은 해외 매출을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 국내 가격 인하 폭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11년 대비 원재료 가격은 30%, 타이어 가격은 15%가량 인하됐다”며 “물가상승률에 따른 임금 인상과 감가상각비 등 비용 때문에 원재료 하락 폭만큼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22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금호타이어는 어려운 경영 상황을 이유로 꼽았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당사는 그동안 워크아웃으로 인한 변수가 많았다”면서 “그런데도 최근 3~4년간 소매판매가격은 20~30%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타이어 3사의 가격 결정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90%대 국내 시장 과점구조가 원인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소비자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입타이어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책 폭이 넓어지면서 현명한 소비경향으로 인한 좀 더 투명하고 합리적인 가격 경쟁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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