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버스캠페인] 교통사고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졸음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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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버스캠페인] 교통사고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졸음운전>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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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 이기려 하지 말고 예방하는 지혜를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사업용자동차의 봄철 교통안전에 있어 최대의 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졸음운전은 그 위험성과 발생 가능성, 원인 등이 비교적 정확히 파악되고 있고 많은 운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처하고 있으나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어 문제다.

그런데 일선에서 만나는 운전자들은 졸음운전에 대해 ‘내가 최대한 조심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을 뿐 보다 깊이 있고 광범위한 관련 데이터를 알고 있지 못하거나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서울시내버스 운전자인 김광섭(56)씨는 “봄철에는 졸음운전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래서 많은 운전자들이 나름대로 조심운전을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운전 중 졸음이 찾아오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다. 일종의 생리적인 현상이라고 할까…나의 경우는 졸음이 찾아온다는 느낌이 들면 승객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창문을 열고 공기를 쐬는 편이다. 그래도 졸음이 오면 정류장에 멈춰 설 때 차에서 한번 내렸다 타곤 한다. 운행 중에는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야기는 시내버스 운전자에게는 대단히 평범한 것이다. 웬만한 시내버스 운전자라면 김씨와 같은 인식, 김씨와 유사한 대처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직업운전자의 경우 보다 전문적인 대처요령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졸음의 발생 원인을 파악해 미리 대응한다거나 졸음운전 교통사고의 특성을 보다 깊이 있게 파악해 유념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것은 운전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만큼 업체 차원, 나아가 업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졸음운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특징을 면밀히 파악하는 일과 졸음운전이 야기될만한 요소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 졸음운전 특성

먼저 잘 알려지지 않은 졸음운전 교통사고의 특성을 살펴보자.

많은 자료들에 따르면, 졸음운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로는 밤 9시~오전 6시 즉 심야시간대로 나타났으며 일부 자료에서는 오후 2시대에도 졸음운전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운전자에 따라 졸음운전 시간대가 다르다는 점도 주목해볼만 하다. 젊은 운전자의 경우 심야시간대가 가장 위험하며, 45~65세는 오전 7시경, 65세 이상 운전자는 오후 2시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졸음운전이 일단 평상시의 수면시간에 운행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다만 고연령층일수록 점심 식사 직후인 오후 시간대 식곤증과 함께 피로를 느껴 졸음운전에 빠지기 쉽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졸음운전이 운전시작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경과해야 나타나는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운전자의 약 절반 정도가 1시간 이내였고 약 18%가 2시간 이내, 약 8%가 3시간 이내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특히 운전지속시간이 졸음운전과 관련이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안닌 것으로 파악됐다.

졸음운전이 나타나는 도로로는 비교적 주행속도가 빠르고 도로의 선형 변화가 적은 곳에서 자주 발생했다. 미국에서의 어떤 조사에서는 다차로로 구성된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왕복 2차로로 구성된 제한속도 시속 45km 이상의 도로였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1년 도로교통공단이 조사한 바로는, 운전자 393명이 졸음운전을 경험한 도로의 조건으로는 고속도로가 44.5%, 지방도로가 29.8%, 시내도로가 25.7%로 나타나 비교적 고속의 연속적인 주행조건에서 졸음운전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도로의 특성에 따른 졸음운전 발생은 도로환경이 유발하는 운전자의 과소부하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고속도로의 경우신호등과 교차로가 없고 비슷한 속도와 동일 방향으로의 교통류가 진행되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경계해야 할 자극이 줄어들게 되는 상황이라는 점이 졸음운전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환경으로 지목됐다. 따라서 운행 중 도로의 지나친 단조로움은 졸음운전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 졸음운전 유발요인

다수의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졸음운전 유발요인으로 피로를 꼽고 있다. 여기서 피로는 작업에 필요한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하며 연속적인 작업수행 뿐 아니라 신체와 정신에 영향을 주는 심리·환경·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피로는 인지활동의 저하를 가져오며 점진적으로는 주의력 약화로 이어져 마침내 졸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운전피로는 신체적 피로라기보다는 긴장과 자세의 구속에서 오는 정신적 피로가 크며, 이는 신체적 피로보다 회복이 늦어 반복적으로 운전피로가 누적될 경우 만성피로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학자들은 보고하고 있다.

피로 다음으로는, 수면부족이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수면부족은 경계능력 감소와 정보처리능력 저하, 반응시간 지연 등의 현상을 야기해 교통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서 더욱 주의깊게 고려해야 할 문제는 수면의 질이다. 수면의 양은 사람마다 달라 일정한 시간이 적정 수면시간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으나, 같은 시간 잠을 자더라도 질 높은 수면을 취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수도 있다.

졸음운전을 유발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로 약물복용이 꼽힌다.

잦은 약물복용은 경우에 따라, 인체에 따라 깊은 잠을 잘 수 없는, 이른바 수면 방해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잦은 약물 복용은 간 기능을 저해해 피로를 유발할 수 있어 상시피로를 호소할 수 있는데, 이것이 운전 중에는 졸음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운전 피로와 졸음운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음주를 생각해봐야 한다.

술은 많이 마시든, 적게 마시든 이를 해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며 간과 위장에 부하가 초래된다. 간에 작용한 부하는 인체가 피로를 느끼게 함으로써 졸음을 유발하는 직접요인이 된다.

음주는 또 수면장애요인으로도 파악되고 있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는 표현은 혈중알콜농도가 적정 수위에 이르렀을 때 피로를 잊게 해주는 역할을 할 뿐 실제로는 생활리듬을 바꾸게 해 졸음운전의 간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흔히 운전스트레스와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운전자들이 쉽게 선택하는 ‘일과 후 음주’는 자주 문제가 돼 왔다. 반주를 겸해 간단히 몇 잔의 술을 마신 후 충분히 휴식하고 잠을 자면 아침에 알콜 기운이 완전히 사라져 문제가 될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 일과 후 마신 술이 지나치면 알콜 성분이 인체에 남아 자신도 모르게 다음 날 음주운전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과 후 과도한 음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졸음운전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피로가 축적되지 않도록 하며, 질높은 수면과 음주 자제가 최상의 대책이라 할 것이다.

◇ 졸음 퇴치 요령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예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잘 자고, 식사와 휴식 등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더해 버스 운전자가 실제 운전에 나섰을 때 졸음운전 예방을 위한 요령으로 ▲운행 중 자주 휴식하기 ▲운행 전 구간에 대해 사전 휴식계획을 짜고 실행하기 ▲운행 중 가벼운 대화 ▲운행 중 잦은 환기와 심호흡 등이 효과적인 것으로 권장되고 있다.

노선버스 운전자의 경우 운행 중 자주 휴식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운전 중 졸음이 찾아오는 기미가 나타나면 다음 정류장에 정차했을 때 바로 차에서 내리는 일이 중요하다. 곧바로 출발해야 하는 시내버스의 경우라 해도 운전자가 한번 차에서 내린 다음 다시 탑승하는 행위 자체가 졸음을 떨쳐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졸음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 때 의도적으로 차선을 변경해가며 다른 차들의 동향에 주의를 기울이면 졸음을 어느 정도 쫓아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마지막으로, 졸음이 자주 찾아오는 계절에는 정해진 휴식시간에 편한 자세로 앉아 머리를 벽에 대고 명상하듯 잠시 눈을 붙이면 비록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 해도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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