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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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개시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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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운행 맞춰 33대 노선 투입
윤승규 기아차 법인판매본부장이 지난해 12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중앙고속 대표 등을 상대로 그랜버드 실크로드 프리미엄 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6월) 30일부터 프리미엄 고속버스 33대를 노선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노선과 횟수가 지난달(6월) 30일부터 확대된 가운데, 기아자동차가 고속버스 사양에 맞춘 ‘그랜버드 실크로드 프리미엄’ 버스로 시장 진입 재도전에 성공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지난해 11월 서울~부산과 서울~광주 2개 노선에서 첫 운행이 시작됐다. 이번 운행 확대에 따라 노선은 기존 2개에서 14개로, 횟수도 30여회에서 120회로 대폭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투입된 2차분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모두 72대로, 이중 기아차는 33대를 공급했다. 지난해 1차분(27대)때는 전량 현대차 ‘유니버스 프레스티지’가 투입됐다. 업체별 기아차 공급대수는 금호고속(13대)·중앙고속(8대)·한일고속(6대)·동양고속(3대)·천일고속(3대) 순이다. 이중 한일고속은 전량을 기아차로 채웠다. 반면 삼화고속과 동부고속 등에는 기아차가 공급되지 못했다.

기아차는 노선 투입에 앞서 차량을 개선하면서 시장에서 수집된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고 밝혔다. 좌석 모니터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고, 좌석 기울기(리클라이닝) 각도를 5도 정도 더 눕혔다. 기존 고속버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선충전 기능도 갖췄다. 이밖에 현대차에만 있던 개별 좌석 커튼도 달았다.

 

시트는 기아차가 차량 출시 때부터 선보였던 인조가죽 소재가 그대로 적용됐다. 지난해 1차분 사업 당시에는 고속버스 업계가 기아차에 직물 소재 시트 적용을 요구했었다. 김용현 기아차 법인판매본부 상품팀장은 “반년 이상 직물 시트 장착 차량을 운행하면서 승객이 커피를 쏟아 곤란을 겪는 등의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는 취지로 이번에 인조가죽 시트 도입이 추진됐다”고 말했다.

차량 운행에 앞서 기아차는 업계 관계자 등에게 충분한 시승 기회를 제공했고, 정비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무 교육도 실시했다. 최기상 기아차 법인판매본부 상품기획담당은 “운행 직전 금호고속 승무사원(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승객 요청에 따른 기술적 대응 요령 등을 교육했는데, 다른 업체가 소문을 듣고 우리도 해달라고 요청해 추가 교육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기아차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업체와 승객 모두 대등한 업체 경쟁이 차량 개선과 서비스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추가 노선 운행이 시작된 직후인 1일과 2일 주말 동안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와 탑승객들 역시 기아차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실내가 깨끗하고 시원해 보인다’거나 ‘우등고속 보다 더 고급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운전기사들도 “몇 차례 운행을 더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합격점 줄만큼 주행감이나 승차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시트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한 운전기사는 “운행을 마치면 좌석 등받이를 모두 원 상태로 돌려놔야 하는데, 기아차 것은 원터치 방식이라 훨씬 빠르게 작업을 끝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물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우선 꼽힌 게 개별 좌석 커튼이다. 그간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과정에서 “불편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왔던 대상이다. 주기적인 청소가 필요해 번거롭고 운전석에서 승객을 확인하기가 힘들다는 게 큰 이유다. 가운데 좌석에 앉은 승객이 창을 볼 수 없어 답답해하거나, 에어컨·히터 공기를 가로 막는 문제도 거론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게소에서 탑승 인원을 확인하던 운전기사가 커튼에 가린 체구 작은 여자 승객을 놓쳐 곤란을 겪은 것을 비롯해, 승객이 커튼을 걸레나 휴지 대용으로 활용해 오염된 사례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아차마저 없던 커튼을 달게 된 것은 고속버스 업계가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승객 상당수를 차지하는 젊은 여성 고객들이 커튼을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프리미엄 고속버스 탑승객 70% 가량이 20~30대이고, 이중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좌석 기울기 각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5도 정도 더 눕혀 최대 65도까지 가능해졌는데도 여전히 현대차(70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완전히 정착됐다고는 보기 힘든 만큼 추후 운행 과정에서 커튼이나 시트는 물론 다른 문제점에 대해 더 많은 의견이 나오면 이를 취합해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까지 진출하면서 경쟁 체제가 이뤄졌지만, 프리미엄 고속버스 시장이 더 확대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고속버스 업계가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체 교통편 발달로 장거리 노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라 증차 개념으로 도입되고 있는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대한 부담이 기대감 못지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도입하면서 예비차를 줄여 전체 보유 대수를 유지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 가을 추석 즈음 실시될 것으로 예상됐던 3차분 사업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이번 추가 운행 결과에 따라 업계가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방향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이런 부정적 견해가 시기상조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이제 막 시작된 새로운 시장이라 당연히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업계 안팎에서 나올 수 있다”며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기아차와 현대차 양 브랜드가 시장 반응을 면밀하게 살펴 차량을 개선하고, 업계 또한 다양한 서비스를 강화한다면 머지않아 활성화 시점이 다가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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