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일렉시티’, 시내버스 ‘확’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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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버스 ‘일렉시티’, 시내버스 ‘확’ 바꾼다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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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용차, 부산 동남여객·대진여객에 차량 전달
▲ 박성일 완주군수,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 유재영 전무, 송하진 전북도지사, 전주상공회의소 이선홍 회장 등 참석자들이 일렉시티 1호차 출고를 축하하고 있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와! 너무 조용하다.”

초겨울 하늘만큼 파란 옷을 입은 산뜻한 버스 한 대가 ‘스르륵’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탄성을 터트렸다. 검정 양복 입은 노년의 신사는 “이 정도로 정숙하고 쾌적하면 시내에서 이동할 때 자가용이나 지하철 이용하는 것보다 낫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낯선 버스가 출고됐다. 이를 기념한 행사에 참석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성대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가 앞으로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 일대 혁신을 일으킬 것이란 예상을 가능케 한 작은 발걸음이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국내 최장 거리 주행 무공해 전기버스가 시내노선버스로 본격 운행에 들어간다. 현대차가 이날 전기버스 ‘일렉시티’ 1호차를 부산 시내버스업체인 동남여객과 대진여객에 각각 전달했다. 행사에는 1호차를 전달받은 성현도 동남여객 대표와 조현욱 대진여객 대표를 비롯해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박성일 완주군수 등 전주와 전라북도 지역 관계자가 참석했다.

일렉시티는 현대차가 8년 넘게 연구·개발해 만들어 낸 3세대 전기버스다. 현대차는 이번 1호차 전달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동남여객과 대진여객에 각각 10대씩 총 2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동남여객과 대진여객은 일렉시티를 부산 시내노선 중 일부 구간에 시범 운행한 뒤 본격적으로 운행될 정규 노선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전달 받은 차량은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민의 발’로 투입된다. 동남여객은 지난 1977년 창업해 부산진구와 사상구 일대를 중심으로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다. 대진여객은 지난 1980년 창업해 주로 기장과 해운대·동래 일대를 오가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 유재영 전무가 대진여객 조현욱 대표(좌측)와 동남여객 성현도 대표에게 일렉시티 1호차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

부산지역 버스 업계가 전기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자체 친환경 교통정책에 부응하는 측면도 있지만, 현대차가 만든 ‘일렉시티’에 대한 기대감도 큰 영향을 줬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 5월 고양(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트럭&버스 메가페어(TBMF)’ 현장에서 전 세계 처음으로 공개된 ‘일렉시티’를 직접 목격한 많은 부산지역 버스업계 관계자가 차량 디자인과 친환경성·상품성에 매료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달식 행사에 참석한 부산지역 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메가페어 당시)일렉시티를 처음 본 순간, 아 저거면 지하철 같은 다른 대중교통 수단에 뒤쳐진 시내 노선버스에 승객 수요가 다시 몰릴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업계 기대감 때문에 일렉시티 출시가 예상보다 빨라지게 됐다. 당초 현대차는 메가페어 행사에서 일렉시티를 내년에 출시한다고 밝혔었다. 시장 일각에서 무르익은 기대감에 선수요가 발생한 셈이다.

1호차를 전달받은 성현도(동남여객)·조현욱(대진여객) 대표는 “아직은 (지자체나 정부의)정책적 지원이 많이 부족해 버스 한 대 값이나 되는 충전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해야했지만, 그런 비용부담 이상으로 친환경화·첨단화 되가는 대중교통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에선 지금이 전기버스를 구입할 적기라 판단했다”며 “국내 최초로 양산된 전기버스 ‘일렉시티’는 매연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도시에서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노선버스 이미지까지 제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이하 현대상용차)도 일렉시티 초기 고객에게 차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이용 시민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전기버스 전문 AS 인력을 부산지역에 상주시킬 계획이다. 현대상용차 관계자는 “최고 품질 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고객에게 직접 전하려고 차량이 생산되는 전주공장에서 1호차 전달식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달식이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을 상대로 전주공장 일대를 도는 시승행사가 이어졌다. 일렉시티에 올라타 본 대부분이 “짧은 코스였지만 만족스럽고 기대가된다”고 입을 모았다.

▲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유재영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이 일렉시티에 올라 시승하며 차량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이날 지자체 협력과 지원 약속도 나왔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성장을 이끌 미래 친환경차 부문에서 현대차가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기업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전북은 국산 상용차 94%를 생산하고 있고, 그중 81%가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2020년 상용차 20만대 생산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개발(R&D) 지원 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현대상용차도 친환경 상용차 라인업 구축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기질 환경 개선에 동참하고 친환경 상용차 보급 확대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전기버스는 물론 수소전기버스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향후 전기트럭으로도 확대해 친환경 상용차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문정훈 현대차 전주공장장은 “상용차 공장 라인의 생산성을 증대하고 품질을 제고해 친환경차 시장을 견인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주공장을 글로벌 친환경 상용차 메카로 육성해 고객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은 “이번에 선보인 일렉시티는 현대차 임직원의 8년간 열정이 담긴 차세대 친환경 전기버스로, 동시에 현대상용차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초석이 될 차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을 시작으로 친환경 상용차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내 최대 상용차 업체라는 자존심을 걸고 누구보다 발 빠르게 시장 트렌드를 읽어내는 것은 물론, 이용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세계적 수준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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