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특집] 기차역에서 내리면 렌터카·카셰어링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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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름특집] 기차역에서 내리면 렌터카·카셰어링이 기다린다
  • 유희근 기자 sempre@gyotongn.com
  • 승인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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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10명 중 8명, ‘휴가철, 자가용 이용하겠다’ 답변

[교통신문 유희근 기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계획할 때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동수단에 대한 선택 문제다. 집에서 목적지까지 자가용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기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것인지 둘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이다. 집에서부터 바로 자가용을 이용하면 다른 이동수단으로 갈아타야 하는 걱정이나 이동 중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없어 편하다.

그러나 자칫하면 휴가철 교통량이 대거 몰려 1분 1초가 아까운 금쪽같은 휴가 시간을 도로 위에서 낭비해야 하는 불행을 겪게 될 수 있다. 아이들 또는 동승자들의 짜증이나 운전자 혼자서 감내해야 하는 정신적, 신체적 피로는 덤이다. 최악의 경우 본격적으로 휴가를 즐기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릴 수 있다.

그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가용을 휴가철 이동수단으로 선택할까.

SRT 열차 <자료사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광광연구원이 지난달 8~22일 국민 1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하계휴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명 중 1명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중 82.6%가 국내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답한 가운데 휴가철 교통수단으로는 78.0%가 자가용, 8.6%가 비행기, 4.7%가 철도, 4.3%가 고속·시외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또 한국교통연구원이 명절 또는 하계휴가 기간 등 교통수요가 집중되는 장기 연휴 기간에 (특별교통대책기간) 효과적인 국가교통관리를 위해 국민의 통행행태를 조사·분석한 ‘명절연휴 교통 트렌드 - 10년간 명절연휴 통행실태 정책 자료집’을 보면 특별교통대책기간 승용차 수송분담률 비중은 2008년 79.6%에서 2017년 84.8%로 10년 사이 5%가량 증가했다. 그 사이 버스(15.6%→10.5%)나 철도(3.9%→3.7%)의 수송 분담 비중은 소폭 줄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명절이나 휴가철 같은 장기 연휴 기간 자가용을 이동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얘기다. 이는 자가용 이용으로 인한 여러 위험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그 편리함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자 한편으로는 마땅히 그보다 나은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가 여름휴가를 계획할 때를 떠올려 보면 어렵지 않게 그 이유와 배경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목적지 부근까지는 버스나 기차 같은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 막막해지기 시작한다. 되는 대로 현지 버스나 지하철 또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자니 매번 교통편을 알아봐야 하는 수고스러움과 탈 때마다 부담해야 하는 교통비용이 신경 쓰인다. 이쯤 되면 자가용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 같아 보이나,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

마지막 남은 선택지가 있다. 바로 렌터카와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카셰어링이다. 대중교통으로 장거리를 이동하고 현지에서 렌터카나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조합은 장거리 운전으로 생기는 피로와 자가용 없이 현지에서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묘안이다.

그렇다면 목적지 인근에 도착해서 렌터카나 카셰어링 업체를 어디서 찾아야 하며 어느 업체가 믿고 차를 빌릴 수 있는 업체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행히 이러한 고민들은 최근 렌터카 또는 카셰어링 업체들을 조금만 알아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다.

최근 렌터카와 카셰어링 업체는 이와 같은 소비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과 연계한 차량 대여 서비스를 출시 또는 강화하고 있다.

우선 대기업 렌터카 업체 중에는 롯데렌터카가 돋보인다.

롯데렌터카는 최근 KTX와 렌터카, 열차, 숙박 등의 여행 상품을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통합 예약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 최대 규모로 220여 개 영업망을 기반으로 41개 역사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예약 서비스는 코레일 승차권 예약 모바일 앱인 코레일 톡에서 이용할 수 있다. 코레일 톡 회원 가입자라면 도착역과 도착시각에 맞춰 차량을 예약한 다음, 인근 지점에서 회원가입 같은 별다른 절차 없이 렌터카를 바로 받을 수 있다. 이때 방문지점은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20분 내 도착 가능한 지점으로 자동 연결된다. 또한 반려동물 동반 고객을 위해 반려동물 전용 유모차와 카시트가 마련된 ‘펫카’가 도 최근 출시됐다.

롯데렌터카 제주 오토하우스 <자료사진>

또 다른 렌터카 업체로는 AJ렌터카가 꼽힌다.

AJ렌터카는 올 초 개항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비롯해 전국 주요 공항 9개 지점과 대전, 경주, 목포 등 전국 10개 KTX 고속철 역사에 지점을 두고 대중교통과 연계한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단 이런 대기업 렌터카 업체가 아니더라도 현지 중·소 렌터카 업체를 알아 볼 수도 있다. 최근 동계올림픽과 경강선 개통 등으로 관광 수요가 높아진 강원도 강릉의 경우 KTX 강릉역사에 있는 ‘렌트카하우스’ 를 통해 차량을 렌트할 수 있다. 렌트카하우스에는 현재 강원도 현지 렌트카 업체 6곳이 입점해 있다. 제주도의 경우 공항과 렌터카 차고지(업체)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현지 여러 렌터카 업체를 비교해 보며 대여할 차량을 선택할 수 있다.

카셰어링 업체는 그린카와 쏘카가 대표적이다.

그린카는 최근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대중교통과 연계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더욱 강화했다. 자가용으로 장거리 운전을 하는 대신 비행기나 기차 버스 등을 이용한 후 여행지에서 그린카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공항 KTX/SRT, 버스터미널 등 주요 교통거점에 그린존 총 170여 개 설치하고 800대의 차량을 배치했다. 특히 여행객이 많은 KTX 부산역, 울산역, 광주송정역에는 차량을 상시 이용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30대 이상의 대형 그린존을 마련했다.

인천공항에 설치된 그린존 <자료사진>

쏘카도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따라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쏘카부름(VROOM) 서비스와 대여지와 반납지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편도 허브존을 전국 주요 공항과 KTX 역사에서 시행하고 있다. 쏘카는 카셰어링 업계 최초로 차량 1만대를 보유하며 전국에 쏘카존 3500개를 가지고 있다. 누적 예약 건수도 지난해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어디서나 배달·반납 가능한 딜리버리 카셰어링 플랫폼’을 표방하는 ‘딜카’도 전국 KTX 19개 역사에 픽업존을 만들어 놓고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카셰어링 업계는 버스나 기차 등의 대중교통 수단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이른바 '단절 없는 교통(Seamless Transport)‘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카셰어링은 혼자서 휴가를 즐기거나 차량 이동과 도보 여행 등을 병행하고 싶을 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차량 대여와 반납 전 과정이 스마트폰 앱을 통한 무인시스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렌터카보다 번거로움이 덜하고 분 단위로 요금 정산이 가능해 필요할 때마다 틈틈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도 최근 날로 활성화되는 차량공유서비스 발전에 발맞춰 철도역에서 지역 거점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역사에 카셰어링 런테카 서비스와 공공형 택시 등을 도입하는 ‘철도 연계교통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도시권에는 카셰어링을 도입하고 도시에서 역사가 멀리 떨어진 경우에는 승합 렌터카 공유 O2O 교통수단을, 오지 마을에는 역사와 공공형 택시를 연결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서울 수서역에 카셰어링과 O2O 서비스 차량이 대기하는 모빌리티존이 설치되고, 영월, 정선,밀양 등 11개 역사에서는 공공형 택시가 운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조금만 눈길을 돌려 보면 휴가철 이동수단으로 반드시 자가용만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만큼 우리가 사는 지역, 일상 가까이 차량공유서비스가 깊숙이 들어왔다.

제주도 여행은 우리에게 자동차 렌트라는 낯선 경험을 친숙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짐과 함께 비행기로 제주도로 이동해 현지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이동수단 선택에 대한 자연스러운 귀결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제주도와 같은 섬이 아닌 국내 여행에서도 목적지까지는 기차나 버스로 이동하고 현지에서 렌트카 또는 카셰어링을 이용해 여행하는 것이 휴가철 교통 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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