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문] 과거에 비해 적극적인 교통사고 예방 정책 및 국민들의 법규준수의식 향상 등으로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감소추세에 있으나 여전히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2배 수준으로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어디서 기인하고 있을까? 교통사고 발생은 운전자나 보행자에 의한 인적요인, 도로선형·안전시설 등의 환경 도로요인, 타이어 마모, 디스크 불량 등 차량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2011년 한국교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98.6%가 인적요인, 25.6%가 도로요인, 0.2%가 차량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고 있다.
교통사고 발생원인 측면에서 OECD 회원국인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헝가리, 체코 등의 국가들 보다 우리의 도로시설이나 차량이 안전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볼 수 있을까? 도로안전분야 투자 수준에서 본다면 우리나라가 그들에 비해 우위에 있거나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그들보다 높은 수준에 있는 것일까? 교통사고의 대부분이 인적요인에 의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교통안전법,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령에서는 도로요인 및 차량요인 등에 관한 물리적 측면의 제도 및 정책에 치중돼 있어 인적요인 측면의 교통안전 문화에 대한 제도 및 정책은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의 높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국민의 교통안전 의식수준이 아직 타 국가에 비해 선진국 수준으로 정착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1998년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국민의 교통안전 의식수준을 파악해 공표함으로써 기초지자체의 자율적 경쟁 유도 및 교통안전 정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목적으로 공단 자체 연구의 하나인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2008년부터는 교통사고예방 측면에서 교통안전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공감대 형성으로 교통안전법 제57조(교통문화지수의 조사 및 활용)에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며, 통계법 제27조(통계의 공표)에 의해 조사 결과를 공표하고 국가 교통안전 정책 입안을 위한 국가승인통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교통문화지수는 교통안전 의식수준 또는 교통문화의 수준을 운전행태(55점), 보행행태(20점) 교통안전(25점) 3개 조사항목 등 18개 평가지표를 조사·분석해 100점 만점으로 계량화, 매년 12월 국토교통부 및 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및 결과 공표에만 그치지 않고 국민의 교통문화 향상을 독려하기 위해 매년 조사결과에 따라 교통문화 우수도시 12개 및 지자체 교통안전 향상 노력이 우수한 지자체 담당자 1명을 선정, 국토교통부 장관상 4개 및 장관표창 1개,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상 8개와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또한 교통안전법 제33조2(교통안전 특별실태조사 실시 등)에 따라 교통문화지수 하위 지자체 20% 중 4개 지자체를 선정해 교통안전 특별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교통안전 개선을 위한 컨설팅 사업도 매년 진행 중에 있다.
관측조사는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시·군·구)의 인구규모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별 2~5개 지점, 총 635개 지점을 대상으로 기상조건 및 교통조건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매년 9월1일에서 10월31일 사이 맑은 날 평일에 운전행태 및 보행행태를 오전 및 오후 각 1시간씩 조사를 실시한다.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 지자체 교통안전실태, 교통사고 사망자 수 등 관측조사가 어려운 11개 평가지표는 설문조사(2만4274 표본 이상), 지자체별 실적 및 통계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교통사고 발생정도 조사를 위한 통계자료는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전년도 7월 1일부터 당해연도 6월30일까지의 지자체별 교통사고 통계자료를 수집해 활용한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교통안전 개선 활동 노력 유도를 위해 2016년 도입된 ‘지자체 교통안전 노력도’ 평가지표(세부 평가지표 13개)는 2018년 ‘교통안전 실태’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 정부의 교통안전 정책목표 재설정 및 목표 달성을 위한 중점과제를 제시하는 ‘교통안전 종합대책(2018~2022)’ 등 최근의 교통안전 정책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통안전 전문성 확보, 도시부 속도하향 등 세부 평가지표들을 신규 도입했다.
2018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대한 기초지자체의 이해증진과 관심제고를 위해 9월18일 한국교통시설공단 2층 대강당에서 ‘교통문화지수 지자체 담당자 설명회’를 실시하고, 10월 31일까지 모든 실태조사가 완료된 후 12월경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교통문화 우수도시 및 지자체 노력도 우수 지자체 담당자에 대한 포상은 2019년 교통문화발전대회를 통해 시행될 예정이다.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있는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통사고의 발생원인 측면에서 인적요인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선진국 수준의 교통문화 정착이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지자체, 국민 등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특히 국민의 교통문화 의식, 행태 등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 기초지자체의 적극적인 교통문화 향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자체별 교통문화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교통문화 향상을 위한 지자체간 자율적 경쟁 유도 및 교통안전정책의 합리적 대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 제공 목적으로 2018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서상언 교통안전연구개발원 교통조사평가처 선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