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의 완전자율주행 시대…자동차산업 '빅뱅'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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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의 완전자율주행 시대…자동차산업 '빅뱅'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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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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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벤츠·테슬라 등 "완전자율주행 곧 선보인다"

BMW가 미국에 제공 중에 있는 프리미엄 차량공유 서비스 리치나우.

[교통신문 자동차팀] 완전 자율주행 시대의 개막이 임박했다.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업체와 정보통신(IT)기업들이 올해 말부터 잇따라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 자율주행은 특히 최근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이동성) 시장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며 자동차산업에 빅뱅을 불러오고 사람들의 이동 행태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완전 자율주행 시대 개막할까…업계서 잇따르는 선언=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1월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아예 없는 자율주행 콘셉트카 '크루즈 AV(autonomous vehicle)'를 공개했다.

크루즈 AV는 볼트 EV(전기차)를 기반으로 만든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다.

크루즈 AV의 지붕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장비가, 차량 외부 곳곳에는 단거리·장거리 레이다와 카메라가 탑재돼 차량을 중심으로 전방위를 감시한다.

GM은 이미 시험용 크루즈 AV를 200대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내년 중 완전 자율주행차 양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GM이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웨이모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차량 호출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이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하반기 중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업그레이드한 '버전 9'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보쉬와 협업해 내년 하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의 한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험하겠다고 발표했다.

벤츠는 정해진 경로를 버스처럼 운행하는 무인 셔틀버스와 무인 차량호출 서비스를 모두 준비 중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로봇 벤처기업 ZMP, 도쿄의 택시회사 히노마루 교통이 일본 정부, 도쿄도와 손잡고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놓고 전통의 완성차업체부터 신생 전기차업체, 정보기술(IT) 업체가 치열하게 각축하는 형국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완전 자율주행이 상용화할 경우 글로벌 자동차산업계에 지각 변동이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데 그쳤던 자동차산업이 차량 판매를 넘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GM의 4단계 자율주행 차량 크루즈AV 내부.

▲완전자율주행 도입 때 자가용 보유보다 차량호출 이용이 더 저렴해져= 업계에서는 GM이 개발한 완전 자율주행차 크루즈 AV가 GM의 차량공유 사업인 메이븐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2016년 메이븐을 론칭해 지금은 미국의 17개 대도시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GM은 또 2016년 차량호출 업체인 리프트에도 5억달러(약 6천억원)를 투자했다.

최근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버나 리프트 등 차량호출 서비스 비용의 약 70%가 운전사 비용으로 추정되는데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이를 '0'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차량 서비스가 우버의 미래"라고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자율주행 기술은 차량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개인용 승용차보다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먼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GM이나 메르세데스-벤츠도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를 우선 겨냥해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보유한 다임러그룹은 2008년 독일 울름에서 '카투고'(Car2Go) 서비스를 론칭했다.

카투고는 현재 세계 최대 차량공유 기업으로 유럽과 북미, 중국 등 25개 도시에서 33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1만4000대 이상의 차량을 운행 중이다.

다임러는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택시 호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2009년 출시된 '마이택시'는 승객과 택시기사를 직접 연결해준 세계 최초의 앱으로, 유럽 10개국 70개 도시에서 1400만 명의 고객과 16만 명의 등록 택시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비스로서의 이동성'(MaaS ; 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인 '무벨'도 운영하고 있다. MaaS란 택시와 버스, 지하철, 자전거 등 여러 교통수단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겨냥해 이를 단일 플랫폼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무벨 앱을 설치하면 A 지점부터 B 지점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주고 예약과 결제까지 할 수 있다.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인 셈이다.

인텔은 완전 자율주행차가 주축이 되는 MaaS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경제를 운전자와 대비되는 개념의 '승객 경제'로 정의하면서 2050년까지 약 7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것은 다임러만이 아니다. BMW는 2011년 렌터카 회사 식스트와 협력해 차량공유 조인트벤처 '드라이브나우'를 시작했고, 2016년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프리미엄 차량공유 서비스 '리치나우'를 시작했다.

BMW와 다임러는 올해 3월 드라이브나우와 카투고 서비스를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또 폭스바겐은 차량공유 서비스 '그린휠스'와 차량 호출 서비스 '모이아'를, 르노닛산은 차량공유 '르노모빌리티'를, 도요타는 차량공유 서비스 '라쿠모'를 운영하는 중이다.

아우디 역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마이애미의 고급 주택가에서 프리미엄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국내는 물론 인도, 호주, 네덜란드, 중국 등에서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거나 투자하고 있다.

 

▲완성차업체, 자동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업체로= 자동차업계는 이런 변화가 결국 완성차업체들이 차를 만들어 파는 전통적인 제조업체에서 각종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체로 변모하도록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매킨지는 2016년 자동차 시장에서 73%의 비중을 차지했던 차량 판매가 2030년에는 40%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1%씩에 그쳤던 자율주행·전기차와 공유자동차는 각각 11%, 3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낸 보고서에서 "완성차업체들은 향후 자동차가 이동성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면 이런 서비스를 모두 묶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토탈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정점에 위치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는 차량공유 사업자를 완성차 판매처로 확보하면서 차량공유 서비스 이용자에게 자사의 신차를 마케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있다.

김영혁 연구원은 자율주행차가 몰고 올 변화로 △운전자가 차내에서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늘고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을 운행보다 주차에 할애하는 자동차의 활용률이 극대화되며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차내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확대된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를테면 지금은 출근 때 가져간 차를 종일 회사 주차장에 세워두지만, 자율주행차라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려오거나 마트로 장을 보러 갈 때 쓰다가 퇴근 시간에 맞춰 다시 회사로 올 수 있다.

정수진 KDB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차장은 올해 4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은 차량공유 서비스의 확산을 가져올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법적 규제와 기존 운송업계의 반발에 따른 시장 경험 부족으로 산업 생태계의 변화에서 소외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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