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전기버스 시장 42%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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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해 전기버스 시장 42% 점유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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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로 1위 올라 … 3대 도시선 72%
▲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시내버스 업체 차고지에서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시티'가 충전을 받고 있다. 현대차 일렉시티는 올해 전국 지자체 전기버스 보급 사업에서 60대가 팔리는 데 성공했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시내노선용 전기버스 시장에서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최신 모델인 ‘일렉시티’를 앞세워 주요 지자체 구매 보조금 지원 사업 수주에 잇달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내노선용으로 보급 또는 계약이 확정됐거나 수주가 진행되고 있는 전기버스 물량은 11월 말 기준 144대로, 현대차는 이중 60대 물량을 확보하면서 경쟁 업체를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다. 19대는 보급 또는 계약이 확정됐고, 41대는 수주가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일렉시티를 시장에 처음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전기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10대)를 합해 지금까지 70대를 판매했다. 특히 국내 3대 도시에서 선전했다. 서울에선 전체 보급 물량(30대) 가운데 절반인 15대, 부산은 37대 중 27대, 인천은 10대 전부를 차지했다. 이들 3대 도시에 배정된 보조금 지급 대상 물량(77대) 가운데 52대가 현대차에 돌아간 것. 점유율이 72.2%에 이른다.

현대차가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전기버스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내밀었던 에디슨모터스는 경쟁에서 뒤처졌다. 에디슨모터스는 2010년(한국화이바 시기)부터 지난해까지 106대를 판매하면서 내수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켜왔다. 특히 2016년(28대)을 거쳐 경쟁 업체가 시장에 뛰어든 2017년(52대)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기버스를 판매했다.

시내노선용 전기버스는 지난해 정부와 지자체 구매 보조금 예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가 3~4배 성장했다. 중국 에빅(23대)과 현대차(10대)가 에디슨모터스 뒤를 이었고, 중국 포톤(4대)과 하이거(3대)를 비롯해 국내 업체인 우진산전(1대)이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다. 환경부가 책정한 중대형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 예산은 추가분을 포함해 255대 분량에 이른다. 경쟁에 새로 뛰어든 업체도 늘었다. 특히 중국 업체 진입이 두드러졌다. 자동차 산업 후발 국가인 중국은 전략적으로 전기차 산업을 육성 중이다. 이중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전 세계 버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국내 시장서 중국 업체는 BYD(20대)·중통버스(20대)·하이거(11대)가 총 51대(수주 물량 포함)를 판매했다.

반면 국내 업체는 현대차를 제외하고 대부분 기대 이하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에디슨모터스는 15대로 전년 대비 71.2% 감소했다. 우진산전은 당초 목표했던 물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13대를 판매했다. 이밖에 대우버스는 올해 신차를 상용화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5대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전기버스 시장에서 현대차·중국업체·국내중소업체 3자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41.7%로 가장 높고 중국업체(35.4%)와 국내중소업체(22.9%)가 뒤를 잇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 간 견제도 심화됐다. 국내 버스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현대차와 갈등을 빚는 업체도 등장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6일 “현대차그룹이 국내 버스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에디슨모터스에 불공정 거래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전기버스 시장을 선도했던 에디슨모터스가 올해 들어 시장이 커졌는데도 판매 실적이 줄어들었다”며 “가장 큰 원인은 현대차그룹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부당하게 고객을 유인하고 사업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는 이 같은 취지로 10월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버스업계는 한 번 거래를 트면 AS 등의 사후 관리 등을 감안해 완성차 업체를 잘 바꾸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 역으로 고객을 잃는 순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사라지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 입장에선 을인 지위에서 치열하게 판촉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갑인 버스업체에 부당한 방법으로 구매를 강요하거나 유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에디슨모터스 영업을 방해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내년에도 현대차 약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일렉시티가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같은 성능 측면에서 시내버스 업계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광범위한 판매·AS 네트워크를 갖춘 점도 다른 경쟁 업체가 따라잡기 힘든 강점이다. 이 때문에 국내중소업체가 홀로 현대차에 맞서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이는 중국업체 또한 마찬가지란 분석이다. 물론 현대차가 시장을 완전하게 지배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관련해 “현대차는 물론 중국과 국내중소업체까지 9개 업체가 전기버스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일반 시내버스 시장처럼 현대차가 7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지는 못할 것”이란 평가가 업계 일각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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