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세버스캠페인] 신호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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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세버스캠페인] 신호위반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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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는 약속’…어기면 사고발생 필연적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통사고 가운데 자가용 자동차와 사업용 자동차 구분없이 교통사고 원인행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신호위반이 꼽히고 있다.

교통신호는 모든 자동차가 운행 중 반드시 지켜야 할 대표적인 약속이다. 신호를 지키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마디로 ‘통행 불능’ 사태가 올 것이다.

도로는 한 방향으로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3거리, 4거리, 심지어 5~6개 방향에서 오는 도로가 한 곳을 지나치게 되는 교차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한 방향의 자동차 한 대라도 신호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달린다면 다른 방향에서 오는 자동차들과 속절없이 뒤엉키거나 충돌할 수밖에 없기에 더 이상 질서는 유지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신호준수는 모든 운전자가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

교통사고는 대부분 그러한 의무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발생한다. 물론 ‘나는 약속을 지켰지만 다른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일어났다’는 사고도 있다. 문제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기에 사고가 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신호는 그것이 설치된 지점의 통과 교통량과 지형, 주변의 시설물, 보행자 등을 고루 고려해 설정된다. 아무리 인적이 없고 차로가 많이 설치된 도로라 해도 자동차전용도로처럼 보행자의 도로 횡단이 금지된 도로가 아니라면 응당 도로 횡단을 위한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고, 여기에는 신호등이 함께 설치된다. 그러므로 이런 곳에 설치된 신호등은 자동차 통행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최소한의 횡단 보행자를 위한 신호가 부여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호는 아무리 비슷한 지점에 설치돼 있다 해도 각각 신호주기가 다르고 운용에 차이가 나게 돼 있다.

그러나 많은 운전자들은, 특히 운전 경험이 많은 운전자일수록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호주기 등을 임의로 판단해 자주 신호를 무시하거나 다음 신호를 예상하고 출발하는 등 신호위반을 자행하곤 한다. 그러나 신호위반은 운전자들의 생각 이상으로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신호위반이 과속과 다른 점은 한 번의 사소한 위반조차 엄청난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그 파급효과가 월등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적색 신호등에서 녹색 신호등으로 바뀔 무렵, 구체적으로는 바뀌기 직전 자동차를 출발시켜 신호등을 지날 무렵이면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통행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역시 신호위반이다. 그런데 적색 신호에서는 좌우측에서 합류하는 도로에서의 신호는 좌회전 또는 직진이므로 자칫 녹색신호로 바뀔 것을 예상한 출발은 이들 직진차량이나 좌회전 차량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그러나 이때 직진차량 또는 좌회전 차량이 없다면 위험요소가 없어 아무 일 없는 듯 소통이 이뤄지게 된다.

신호를 예상해 미리 출발하는 행위 못지않게 위험한 것은 신호주기가 다 끝날 무렵인 줄 알면서도 신호 끝자락을 따라, 또는 황색 신호로 바뀐 이후에도 교차로 등으로 진입하는 유형의 운전이다. 이 경우 신호를 예상하고 미리 출발하는 자동차와 만나면 그야말로 심각한 교통사고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교통법규에서는 황색신호는 반드시 일시 정지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많은 운전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어 ‘황색신호 무용론’이 나돌 정도라는 이야기가 있다.

황색신호는 일종의 ‘안전지대’ 역할을 한다. 황색신호가 없이 초록신호에서 곧바로 적색신호로, 또 적색신호에서 곧바로 녹색신호로 바뀌는 교통체계가 운영된다면 교통 혼란과 함께 사고 위험은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는 사실은 이미 경험을 통해 확인된 사항이다. 따라서 황색신호 때 일단정차(우선멈춤)하는 습관만 반드시 지켜도 교차로 등에서의 교통사고나 트러블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신호는 한 방향에서 오는 자동차만 준수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오는 자동차들까지 신호를 지켜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다른 방향의 자동차 한 대라도 신호를 예상해 미리 출발하거나 신호 끝자락에도 이를 무시하고 교차로에 진입한다면 다른 방향에서 교차로로 진입하는 자동차와의 트러블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교통신호는 다음 신호가 무엇인지 미리 예상하고 서둘러 출발하는 행위나, 신호가 끝나는 시점인줄 알고도 진행하는 행위는 교통사고를 향해 달려가는 자동차와 다름 아닌 것이다.

신호를 철저히 준수하지 않아 발생하는 교통사고 가운데 치명적인 것은 역시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라 할 수 있다. 자동차끼리의 트러블은 사안에 따라 피해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나 신호위반 자동차와 보행자와의 트러블은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심각성을 더해준다. 그러나 많은 운전자들이 교차로에서 다른 자동차와의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는 것에 비해 횡단보도 신호에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신호위반으로 인한 피해가 자신에게 직접 미쳐지느냐 미쳐지지 않느냐의 차이로 해석된다. 교차로에서의 신호위반에 따른 사고의 피해는 운전자 스스로에게 직접 미쳐지지만, 횡단보도에서의 신호위반에 따른 사고는 보행자가 피해자가 되는 반면 운전자에는 거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나 이는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그런데 전세버스의 경우도 신호위반에 의한 사고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전세버스만의 특성이 반영된 사고도 적지않다는 점을 유념해볼 필요가 있다.

전세버스는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전체 중량이 무겁다. 특히 최대탑승 인원이 모두 탑승한 전세버스는 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 못지않게 무거워 출발에서 일정 수준의 속도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오래 걸린다.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정한 속도가 붙은 전세버스는 전방의 사정에 의해 속도를 줄이려할 때나 정지할 때 다른 자동차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무거운 차체로 인한 가속도를 줄이고 속도를 낮추기 위해 정지페달을 더 오래 밟아야 하며 이 때문에 공주거리도 더많이 발생한다.

이런 전세버스의 특성은, 주행중 횡단보도나 교차로 등의 장소에 이르렀을 때 신호가 바뀌어 곧바로 정지선에 멈춰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멈춰서지 못하고 정지선을 지나 횡단보도를 침범하거나 교차로 안쪽으로 진입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약 그와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이나, 교차로 내에서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다른 자동차들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세버스 운전자는 우선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신호는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로, 신호가 급작스럽게 또는 예상하지 못하는 사이 바뀌게 되더라도 차체가 정지선에 안전하게 멈춰설 수 있도록 마음의 대비를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태도다.

이를 실제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운전방식은 유일하게 속도를 적극 제어하는 일이다. 실제 운전상황에서 횡단보도나 교차로를 만나게 되면 일단 속도를 현저히 줄여 우선멈춤 후 언제 신호가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호주기가 끝날 무렵 신호 마지막을 따라 속력을 높여 달려 나가는 행위는 더 위험하므로 신호주기가 바뀌어 황색으로 변하는 시점에 앞서 반드시 정차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신호위반은 특정 행위이지만, 그 배경에는 서두름이라는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서두르기 때문에 신호보다 먼저 달려 나가려 하고, 서두르기 때문에 신호가 끝날 무렵에도 달려 나가려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호위반을 완전히 떨쳐내 버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운전석에서 서두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킨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 신호위반을 하지 않는 첫걸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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