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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先교통 後입주’ 도시와 교통은 하나다

기사승인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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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곤 교수의 '교통人Sight'

   
 

최근 정부는 3기 신도시를 발표했다. 남양주시 왕숙지구, 하남시 교산지구, 인천시 계양지구, 과천시 과천지구 등이다. 작년(2018년) 가을에 수도권 집값이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고 있었다. 3기 신도시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서 주택의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공급을 늘이겠다는 정책이다. 총 30만호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공감이 간다. 더군다나 3기 신도시 개발 시 최우선으로 검토한 것이 ‘입주 시 교통 불편이 없도록 서울도심까지 30분내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장래 입주민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약속했다고 생각한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신도시 발표를 하면서 ‘선교통후개발'이라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선교통후개발'보다는 '선교통후입주'라는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정부가 신도시 정책을 제대로 하는구나 하고 느꼈다. 하지만 이 발표를 접하고 하나의 의구심이 여전히 생겼다. 무엇이 달라지기에 2기 신도시에서도 못한 '선교통후입주'가 가능해질까?

2기 신도시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자. 2기 신도시란 2003년 참여정부시절에 서울 집값이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경기도 김포, 인천시 검단, 화성시 동탄 1·2, 평택시 고덕, 수원시 광교·호매실, 성남시 판교, 서울 송파구·성남시·하남시 위례, 양주시 옥정, 파주시 운정 등 수도권 지역과 충남, 대전지역 일부이다. 수도권 지역의 광역교통대책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포지구의 김포경전철, 동탄 지구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매실 지구의 신분당선 연장、위례 지구의 위례·신사도시철도, 옥정 지구의 7호선 연장, 운정 지구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이 모두가 현재 진행 중이다. 입주는 벌써 완료된 지역이 대부분이고 일부 입주가 진행 중이다. 선교통후입주가 아니고 선입주후교통이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면 왜 이렇게 ‘선교통후입주’가 어려운 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신도시개발과 광역교통사업을 하나로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현재 사회기반시설(SOC) 개발 시 가장 무서운 제도가 국가재정법에 있는 예비타당성 조사이다.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명분아래 총 사업비 500억 이상 또는 정부재정 300억 이상 소요되는 모든 사회기반시설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신도시와 광역교통시설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신도시개발은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광역교통시설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 하는 모순에 직면하는 것이다. 통상 교통시설과 주택사업의 건설기간은 5∼6년이 소요된다. 그런데 도로와 철도사업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통상 3∼5년에 소요된다. 광역교통사업은 아무리 서둘러도 입주 후 3∼5년 후 완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교통시설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광교·호매실 지구의 예를 들어보자. 입주자는 신분당선이 연장되는 것으로 믿고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으로 약 5000억원을 토지주택(LH)공사에게 선납했다. 그런데 입주가 끝난 이 시점까지 아직 신분당선 호매실연장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도 통과되지 못했다. 지금 추진하더라도 기본계획, 설계 등을 거쳐 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5∼6년 후에 개통이 된다.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정부가 국민을 속인 것이다.

둘째, 국토교통부의 이중적인 태도이다. 국토교통부는 1995년 김영삼 정부 때 건설부와 교통부를 합친 중앙부처이다. 건설부의 국토계획업무와 교통부의 교통업무의 시너지효과를 위해 합친 것이다.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런데 아직도 국토업무와 교통업무가 융합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국토업무(제1차관)가 교통업무(제2차관)를 무시하는 형상이다. 신도시 발표 시 국토부장관은 신도시와 교통계획을 동시에 발표한다. 발표 후에는 국토업무와 교통업무가 서로 협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도시와 광역교통을 각기 다른 사업으로 보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굳이 신도시의 광역교통시설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적용하겠다면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지금도 LH가 전액 부담하는 광역교통시설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행하지 않는다. 동일한 논리로 전액이 아니라도 일단 입주자가 납부하는 광역교통시설 부담금 규모를 예비타당성조사의 경제성 분석 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려가 없다면 왜 정부는 신도시 입주자에게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선불로 받는가?

2기 신도시와 3기 신도시와의 법·제도적 차이는 없다. 그러면 결국은 3기 신도시 또한 ‘선교통후입주’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제 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더 이상 우롱해서는 안 된다. 법·제도를 고쳐서라도 이러한 고질적인 병폐는 고쳐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몇 가지 정책 제언을 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우선 신도시와 교통사업은 하나의 사업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도시개발 시 검토됐던 광역교통시설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시켜야 한다. 예타가 통과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정도의 가치가 없다면 그 지역을 신도시로 개발하기에는 부적절한 위치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과하다면 차라리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지 말고 교통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 시내를 재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정부가 인구가 줄어든다고 예측하고 있지 않는가?

둘째, 국토부장관은 국토업무와 교통업무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토지와 교통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인식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라. 신도시개발을 하면서 출퇴근 철도요금을 인하하는 정책이 좋은 예이다. 신도시에서의 출퇴근 통행은 소위 역 통행이다. 여유자리가 많은 것이다. 신도시 주민에게 거의 무료수준으로 출퇴근 고속철도요금을 인하해 신도시로 사람을 유인하는 방법으로 대도시 주택난도 해소하고 있다. 토지와 교통의 하모니이다.

셋째,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를 바꾸자. 지금 같이 수도권, 비수도권 구분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감하지만 수도권에서 경제성을 더 중시하기에 신도시와 교통문제를 더 풀기 힘들게 하는 측면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경제성(B/C)분석 시 재원조달에 관계없이 총사업비를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가 국가 재정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면 입주민이 납부하는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제외하고 순수 재정부분만 비용으로 인정해 경제성 분석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입주민이 국가재정 부담을 일부 분담하겠다는 성의를 반영해야 한다.

<객원논설위원·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대한교통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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