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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특집] ‘택배·퀵서비스법’ 다시 수면 위로

기사승인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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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재현된 쟁점 부상…이해관계자 입장차 여전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화물운송업 관리감독자인 국토교통부가 제안한 ‘생활물류 서비스’와 관련해 택배와 퀵서비스 종사자들이 관련법 제정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택배와 이륜차 퀵, 배달대행 종사자들은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명시된 각종 규제로 인해 현장 종사자들의 처우와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진척이 없는 점을 근거로 ‘(가칭)생활물류산업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도권내 있는 화물차 운전자 겸 개인운송사업자(개별·용달)들은, 생활물류산업법 제정을 촉구하는 종사자들 역시 타인의 요구에 의해 유상으로 화물을 싣어 나르는 동일 형태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현행법 내에서 운수업 종사자로서의 책무를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생활물류산업 발전과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생활물류서비스법 이행과제를 두고 별도의 법 제정을 지지하는 찬성파와, 현행법 제도 내에서 관리 가능하기에 이해관계자간 의견조율을 통해 보완·조치해야 한다는 반대파가 대립각을 세웠다.

이날 공개된 법 제도 필요성의 명분과 당위성, 법 신설의 반대 이유들을 짚어보면, 지난 2012~13년도에 진행됐던 ‘(가칭)택배법’, ‘(가칭)퀵서비스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당시 제시됐던 양측의 논리와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됐다.

제안된 내용과 반대 의견, 상호 입장차, 대립 분위기 모두 과거의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굳이 다른 점을 되짚어 보자면, 정부가 관련법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했고, 제도마련을 촉구해 온 주체가 최상위 물류기업체에서 일감을 내려받는 하청 업체 종사자와 IT·물류 스타트업 업체로 변경됐다는 점이다.

   
 

▲정부, “신설법 연내 추진”

올 들어 ‘택배·퀵·배달대행’을 총괄하는 ‘(가칭)생활물류산업법’ 신설을 위한 작업이 본격화됐다.

지금까지는 최상위 단계에 있는 택배 물류기업과 이들의 사업자단체인 한국통합물류협회를 통해 추진돼 왔는데, 이번에는 종전과 달리 정부가 직접 나서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도 마련에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택배시장 및 이용거래량의 성장세를 감안해 택배 서비스를 위한 맞춤형 법 제도 신설 방안을 금년도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문전배송과 연계 운영되고 있는 이륜차 퀵을 비롯, 이용자 편의를 골자로 출시된 수하물 픽업 배달대행, 상품배송 이전단계의 미션을 수행하는 풀필먼트 등 택배를 중심으로 연관된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지난 3월 발족된 협의체의 분과별 성과 공유과정을 거쳐 맞춤형 법안인 ‘(가칭)생활물류산업법’ 관련 입법절차를 추진한다는 게 국토부 구상이다.

당시 국토부는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법 제도 신설의 추진 배경을 제시했다.

전자상거래와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고 O2O 채널 활성화로 시장규모가 커진 만큼,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다른 사업과 함께 묶여 있는 택배사업만을 위한 제도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도권 밖에 있는 퀵서비스와 배달대행 업종을 위한 법 제정을 통해 영업용 신규 차량을 허가하고, 시설투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종사자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지원과 지자체 관리감독을 통해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국토부는 강조했다.

▲현행법 한계 제도보완 촉구

“무법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택배·퀵·배송대행의 질적 개선, 나아가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면 이를 위한 법 제도가 신설돼야 하며, 관련법을 통해 생활물류 서비스의 적정 요금 산정과 근로환경, 노동조건, 사업자·종사자의 법적 의무 등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지난 14일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최시영 아주대 물류SCM학과 교수는, ‘생활물류’ 서비스 분야에 대한 법적 규정 부재 문제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 제정에 앞서 이해관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정의를 정부가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생활물류’라고 칭하는 서비스업종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과의 관계를 비롯, ‘(가칭)생활물류산업법’ 신설 후 택배·퀵·배달대행은 관련법에 의해 적용되는지, 아니면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과 연계해 관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개별·용달을 신설법에 포함할지 여부에 정부가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그간 택배 등 생활물류 서비스는 예측 불가능한 정부정책에 맞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항시 에너지를 소모해왔는데, 이는 관련법 부재에 따른 것”이라면서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과 이를 담은 행정지침으로 땜질식 처방이 이뤄지다 보니 여러 부처에 흩어져있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을뿐더러, 시장규모와 성장속도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검토 요청 사항으로는 차별화된 제도적 조치를 주문했다.

그는 “생활물류 서비스 상품은 라스트마일 문전배송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가칭)집배송서비스 법 (Pick up & Delivery Service)’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택배의 경우 간선 운영은 기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문전배송에 대해서는 신설법을 적용하고, 여기에는 ▲집배송 사업자의 자격 요건 ▲집배송 서비스 종사자의 요건 ▲종사자의 근무환경 및 처우 ▲최저 수입 보장 ▲불량 집배송사업자의 퇴출 ▲집배송 서비스 약관 ▲서비스 평가 ▲사업자 지원 등의 항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의 균형발전과 근로환경 개선대책 일환으로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근거로 정부의 관리감독이 이뤄지다 보니 취급 처리 물량추이에 맞춰 영업용 집배송 화물차 등 인적·물적 자원의 수급조절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데 따른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발제자인 김성혁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은, 늘고 있는 물량에 맞춰 필요한 제반 물자를 충족토록 조치할 수 있는 법 제도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을 지적, 대표적으로 택배의 경우 업체간 과당경쟁에 의한 배송단가 하락과 종사자 수익 악화, 근로강도, 안전사고 노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독립된 업태로 규정하는 정부의 법적 조치를 주문했다.

그는 “‘(가칭)생활물류산업법’을 입법화해 택배·퀵·배송대행 서비스의 적정요금을 산정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종사자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계약기간, 배송구역, 수수료, 근무일 및 휴일, 사회보험 적용, 안전 교육, 쉼터 보장 등의 노동조건을 개선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형평성을 골자로 한 근본적 문제제기도 나왔다.

일예로 정부가 인정한 16개 택배업체들 중 CJ대한통운 등 민간업체의 경우,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으나, 우체국택배는 이와 별개의 ‘우편법’이 적용되는가 하면, 다국적 국제특송사들은 ‘항공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장은 차별적 법 제도 적용으로 인해 불공정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법 신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일한 문전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중적 잣대가 적용되고 있어 법적 안정성과 형평성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게 현 시장의 실태”라면서 “특히 ‘산업물류’와 ‘생활물류’는 그 성격과 역할에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기에 각각의 법으로 규정하고, 이는 표준산업분류와 표준직업분류를 근거로 조치하는 게 합리적 판단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국회 법적조치 힘쓴다

이날 당·정은 ‘(가칭)생활물류산업법’ 입법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성훈 국토부 물류정책과장은 “지난 3월 업무 보고에서 생활물류 제도화를 발표했으나, 연구내용과 자료가 없어 업무상 애로를 겪고 있으며, 화물운송업계의 의견청취와 동시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입법 발의 등 의정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택배·퀵·배달대행 시장 성장으로 다양한 이슈,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과 기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개선의지를 밝혔다.

박홍근 의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국토부와 상당수 이해관계자가 기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는 현재 상황을 감당할 수 없고, 관련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산업육성을 위한 법인지,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법인지, 새 법이 필요한지, 기존의 법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가능한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점을 감안해 각각의 입장과 의견수렴을 거쳐 입법화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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