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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틈만 나면 수술…화물운송시장은 ‘동네북’

기사승인 20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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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법 체계 담보한다’던 국토부, 공식석상서 입장 번복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제도를 도입하는 대신, 택배·이륜차 퀵·포장이사 서비스 관련법을 제정하지 않고,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테두리 내에서 해당 업태의 관리감독을 아우르는 형태로 제도개선 하기로 결정했다.”

햇수로 7년 전 국토교통부는 ‘직영’을 강조하며, ‘화물운송 실적신고’, ‘직접운송’, ‘최소운송의무’를 담은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제도의 연구용역을 통해 이와 같은 계획을 제시했다.

또 화주·물류사의 공생발전 채널을 개설해 제 값을 지불하고 정당하게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이해당사자들에게 권고했다.

이듬해 ‘(가칭)택배법’, ‘(가칭)퀵서비스법’ 신설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자 국토부는 재차 연구용역과 공청회를 통해 의견수렴하고, 별도의 법 제정 없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시 국토부는 “사업용 집배송 택배차량의 신규허가(택배증차사업) 등과 같은 이슈는 행정업무 지침을 통해 처리하고, 시·도에서 허가발급·말소 등 실무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역별 관내 구청에 별도의 허가대장을 만들어 택배전용넘버(배 번호판)관리토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2년 뒤 주요과제로 추진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T/F팀 회의석상에서도 국토부는 동일한 입장을 취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관리하는 기본 골격은 유지하되, 업종개편과 직영에 한해 1.5t미만 집배송 택배차량의 신규증차를 허용한다는 조건부를 제시하며, 재차 별도의 법 제도 신설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법 제정을 촉구했던 택배사들 역시 택배증차사업의 영속성을 확보한다는 계산 아래 국토부 결정에 동의했다.

제도개선을 통해 일단락될 듯 보였던 신설법 이슈는 예상과 달리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화물을 싣어 나르는 배송기사를 중심으로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현행법 체계를 담보했던 국토부 역시 손바닥 뒤집듯 그간의 입장을 번복했다.

올 들어서는 ‘생활물류’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법 신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주창하며, ‘(가칭)생활물류산업법’ 신설 작업의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제도 장치 마련을 금년도 추진과제로 선정한데 이어, 이를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5.14)에서는 “택배·퀵·배달대행 시장 성장으로 다양한 이슈,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과 기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법 제정 의지를 굳혔다.

‘직영’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다단계 거래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지입차주 배송기사의 처우개선이 가능하고, 화주·물류사의 공생발전 채널을 통해 요금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해왔던 근 7년간의 정책행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정반대의 입장이 취해지자, 관련 업계에서는 “친노동 성향의 정치적 논리가 개입된 국토부의 정부정책은 화물운송시장 관리기준의 근간을 훼손하는 무지한 결정이며,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존립근거를 부정하는 국토부의 판단으로 인해 법체계와 시장질서가 붕괴될 것”이라며 법 신설 추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현행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조치 가능한데도 택배기사 등 집배송 업무 종사자의 근로환경과 처우개선을 위해 신설법이 필요하다는 국토부의 입장은 그간의 실수를 만회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이미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 장치가 마련돼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운영·관리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문제라는 것을 국토부가 인지하면서도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같은 이유에서 나오고 있다.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변칙을 쓰다가는 제 꾀에 넘어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토부가 묘수라고 믿고 제시한 계획이 실리를 얻는 신의 한 수가 될지, 시장을 붕괴하는 자충수로 돌아올지 지켜봐야 할 때다.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저작권자 © 교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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